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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규 연재칼럼] 농촌관광체험인가, 농촌관광치유인가

등록일 : 2025-12-08

조회 : 7


 

 오랫동안 한국의 농촌은 도시민에게 소박한 체험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자리해 왔다. 딸기 따기, 떡매치기, 전통 음식 만들기처럼 농촌의 일상을 맛보는 활동들은 분명 매력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농촌을 찾는 흐름에는 미묘하지만 결정적인 변화가 감지된다. 사람들은 더 이상 단순한 경험을 소비하기 위해 농촌을 찾지 않는다. 속도를 늦추고, 마음을 가다듬고, 삶의 균형을 되찾기 위한 치유적 경험을 기대하며 농촌을 방문한다. 이 변화는 농촌관광체험과 농촌관광치유의 관계를 다시 묻는 중요한 시점이다.

 

 농촌관광체험은 ‘농촌이 무엇을 보여줄 수 있는가’에 초점을 둔다. 반면 치유 기반 관광은 ‘농촌이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가’를 질문한다. 전자는 활동의 목록을 제시하지만, 후자는 방문객의 신체·정서·사회적 회복을 고려한 구조화된 설계를 요구한다. 마을 탐방로 산책이 체험이라면, 생리·심리적 안정 효과를 평가하며 구성한 느린 숲길 프로그램은 명백히 치유이다. 겉으로는 비슷해 보이지만 목적, 방식, 결과가 완전히 다르다.

 

 현장에서도 변화는 이미 진행 중이다. 한 농촌마을은 오랫동안 운영해온 고구마 캐기 체험만으로는 더 이상 방문객을 끌어들이지 못했다. 그러나 농작업을 활용한 ‘마음 이완 프로그램’, 지역 식재료를 활용한 ‘웰니스 식습관 클래스’, 마을 어르신이 참여하는 ‘관계 회복 프로그램’을 결합하면서 기업 연수와 가족 힐링 캠프 등 새로운 수요가 빠르게 증가했다. 

 

체험의 틀을 유지하되, 치유적 요소를 전략적으로 결합한 결과다. 그러나 요즘 곳곳에서 ‘치유’라는 단어가 남용되고 있다. 명상 흉내를 내거나, 단순히 자연을 느끼라는 프로그램을 ‘치유’로 포장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전문적 설계 없이 치유를 표방하면 결국 ‘가벼운 체험’으로 소비되며 신뢰도까지 저하된다. 치유는 의도·설계·검증이 갖춰져야 성립하는 개념이다.

출처 : [박창규 연재칼럼] 농촌관광체험인가, 농촌관광치유인가 - 한국IT산업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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